작업 Review

속기사, 너는 내 운명! (교육 + 수사)

원OO 회원님2024.05.29조회수 294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경기 해바라기 아동센터에서 서브 수사속기사 및 교육 속기사로 활동하고 있는 자녀 두 명이 있는 속기사입니다. ㅎㅎㅎ 
(나이가 많은 저도 활동하고 있으니 여러분은 언제든지 도전 가능하다는 말씀을 서두에서 해 드리고 싶었어요^^)

교육 속기사로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일하고 있고요. 올해 1월부터는 서브지만 수사속기사로도 병행해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외 중간중간 저는 방송 프리뷰, 녹취록, 싱크 작업 등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 이후 아이를 낳고도 제약이 없고, 눈치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속기사’라는 직업을 알게 돼서 바로 키보드를 지르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은 짧게, 행동은 신속하게, 아시죠? (But! 행동은 신속했는데 그때 제 뱃속에 이미 둘째가 있었어요. ㅋㅋ)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GO~GO!’였어요. 진짜 제가 생각해도 용감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틈틈이 열심히 화강 수업을 들으면서 노력했고, 
아이 낳고 중간에 연습을 못 하다가 몇 개월 지난 후에 다시 도전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꾸준히 노력한 끝에 드디어 저는 자격증을 따게 되었습니다. 
자격증을 받은 그날 진짜 얼마나 감정이 복받치고 눈물이 나던지요. 진짜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운 좋게 저는 자격증을 딴 그다음 해부터 바로 교육 속기사로 투입되었고, 
떨림 반, 두근거림 반, 긴장감 반,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으로 ‘속기사’로서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교육 속기사로서의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고요. 

참고로 아래의 사진은 재택근무를 진행하는 저의 작업 모습이랍니다~




지금부터는 수사속기사로서의 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수사속기사를 하고 싶어서 계속 카페도 왔다 갔다 하고, 
공고 나온 것은 없는지 항상 확인했는데 기다림 끝에 결국 올해 1월부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현장 투입 전, 우선 담당 선생님께서 온라인 1대1 강의를 통해 수사 속기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려준다고 하셨어요. 

교육 전 자료를 먼저 받아보니 ‘와~이게 뭐지? 진짜 하나도 모르겠다. 내가 이 일을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막막함으로 교육 시작! 
1대1 강의를 해주시는 담당 선생님께서 너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셔서 말씀하시는 내용이 귀에 쏙쏙 들어왔어요. 
강의를 듣고 제가 질문을 생각보다 많이 해서 예상 시간보다 지연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은 짜증도 한 번을 안 내시며 
질문 하나하나에 얼마나 진지하게 설명을 해주시던지.. 진심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강의를 들은 후 테스트 파일을 보내주시면 제가 작업해서 보내드리는데, 바로 확인하시고 피드백까지도 얼마나 디테일하게 보내주시던지! 
여기에서 다시 한번 감동이었어요. 진짜 피드백을 받고는 바로 현장에 투입해도 되겠다는 자신감마저 생겼다니까요?^^

온라인으로 강의를 완벽하게(?) 숙지했다 생각하고 떨리는 발걸음으로 현장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메인 속기사님을 만났어요. 
센터 분위기는 말 그대로 ‘따스한 봄’ 같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전 어둡고, 엄중한 분위기일 거라고 막연한 생각을 갖고 갔는데 
문을 열자마다 ‘어서 오세요, 반가워요’ 하시는 경위님과 속기사님의 웃는 첫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제가 근무하는 경기해바라기 아동센터의 근무시간은  9시~6시이며, 오전에는 10시 조사, 오후에는 2시 조사, 대부분 이렇게 진행이 되는 것 같아요. 
조사가 잡히면 가능한지 며칠 전에 미리 물어봐 주시고, 일정을 조율해서 할 수 있어 좋아요. 
지금 제가 서브 업무를 교육속기사와 병행하고 있는데, 메인 속기사님이 이런 저의 편의를 많이 봐주고 계시거든요. 
피해자분이 오시면 경위님께서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상담할 마음의 준비가 되면 그때부터 조사가 시작돼요. 

소리자바는 타임머신으로 실시간 녹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놓치는 부분이 있어도 다시 듣고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서 너무 부담 갖지 않고 임하셔도 될 것 같아요. 
수사 속기록 작성에 있어 특히 중요한 것은 중요한 건 행동 묘사인 것 같아요. 행동 묘사가 필요한 이유는 그 당시의 상황 판단을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상황에 따라서는 국선변호인, 진술조력인, 진술전문분석가님들도 참여하시게 됩니다. 

현장에서 숙지해야 할 사항과 알고 있어야 할 행동 묘사에 대한 부분 등 여러 가지를 알려주세요. 
얘기만 들었을 때는 다 알았다고 생각했는데“연습해 보실래요?”라는 말과 동시에 5분 정도의 파일을 직접 해봤었습니다. 
그런데 듣고 치는 것뿐만 아니라 행동 묘사까지 디테일하게 해야 하는 부분에서 어리바리한 제 모습과 당황스러운 제 모습이 교차돼서 일어나더라고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어요. 
그런데 속기사님이 ‘잘하셨다고, 이 정도면 앞으로 잘하실 수 있을 거라고, 타자도 빠르시다고’ 해주셔서 다시 한번 자신감을 갖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올해 1월부터 시작해 벌써 5번의 조사를 했는데요. 
아직은 할 때마다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하고, 부족한 점이 있지만 그래도 너무 재밌게 일하고 있어요. 
현장 분위기도 좋고, 메인 속기사님, 경위님, 다들 너무 잘해주시고요. 
앞으로도 수사 속기 일은 손에서 놓지 않고, 열심히 해서 메인 속기사로도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려고요.^^

수사 속기의 장점은 일하는 시간 외에는 다른 일도 할 수 있고, 나만의 취미를 가질 수 있을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이고요. 
어려운 점은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고 속기를 하다 보면 동화돼서 같이 울컥하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다는 점이에요. 
일로서 임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너무 힘들거든요. 
그런 마음이 들수록 피해자의 단어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주고, 행동 하나하나를 다 기록해주면서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도움을 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가 그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큼 큰 보람도 없잖아요. 그렇죠? 제가 수사 속기의 매력으로 꼽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수사 속기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누구라도 도전해 보세요. 절대 후회하진 않으실 거예요. 
수사속기사를 목표로 하시는 분들에게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바라면서 
여러분도 하실 수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 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너무 얘기가 길어서 읽느라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끝까지 읽어주신 분께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